당뇨병은 왜 생길까? 혈당과 인슐린의 원리 [만성질환칼럼: 당뇨 1편]
단것을 많이 먹지 않아도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논문을 바탕으로 인슐린 저항성, 췌장·근육·간의 역할, 제1형과 제2형 당뇨병의 차이를 쉽게 풀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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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것을 자주 먹지도 않는데, 왜 혈당이 높을까요?”
건강검진 결과표에 혈당 이상이 표시되면 어제 먹은 음식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혈당을 이해하려면 음식이 들어오는 길뿐 아니라, 몸이 포도당을 쓰고 저장하고 다시 꺼내는 과정도 함께 봐야 합니다.
우리 몸의 혈당 조절 원리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보겠습니다. 이번 글은 성인의 제2형 당뇨병이 생기는 원리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4편의 연재를 통해 몸의 원리, 검사 결과, 식사, 약과 정기검사 순서로 살펴봅니다.
먼저 기억할 한 문장: 제2형 당뇨병은 몸이 인슐린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는 문제와, 필요한 만큼 인슐린을 내보내지 못하는 문제가 함께 관여해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입니다.
1. 혈당은 원래 우리 몸에 필요한 연료입니다
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입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얻는 데 사용하는 중요한 연료입니다. 당뇨병을 이해할 때도 “혈액에 당이 있으면 나쁘다”에서 출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 농도가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않고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NIDDK 제2형 당뇨병 안내
밥과 빵에 들어 있는 전분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흡수됩니다. 단맛이 강하지 않은 음식도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식사 뒤 포도당이 혈액으로 들어오면, 몸은 이를 필요한 조직으로 보내서 사용하거나 저장합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포도당과 에너지
이 과정에서 췌장, 근육, 간은 서로 다른 일을 맡습니다. 혈당은 ‘얼마나 들어왔는지’와 ‘얼마나 쓰고 저장했는지’, 그리고 ‘몸 안에서 얼마나 공급했는지’가 함께 만든 결과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2. 인슐린은 췌장·근육·간을 연결하는 신호입니다
식사 후 혈당이 오르면 췌장 안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내보냅니다. 인슐린은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다른 장기에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입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인슐린 분비
근육에서는 인슐린 신호가 포도당을 받아들이는 일을 돕습니다. 들어온 포도당은 에너지로 쓰이거나, 나중에 쓰기 좋은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으로 모아둡니다. 지방 조직 역시 인슐린의 영향을 받습니다. 다만 모든 조직이 포도당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인슐린을 모든 세포의 문을 여는 단 하나의 열쇠로 생각하면 설명이 지나치게 단순해집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포도당의 이동과 저장

도해 1. 식후 혈당 조절의 주요 역할을 단순화했습니다. 장기의 실제 위치나 크기를 나타내는 해부도는 아닙니다.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이동은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간의 역할은 아래 UCSF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간은 저장고이면서 공급처입니다. 식후에는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고, 인슐린은 간에서 혈액으로 내보내는 포도당의 양을 줄이는 데 관여합니다. 반대로 밤새 먹지 않는 동안에는 간이 저장분을 꺼내거나 포도당을 새로 만들어 혈액으로 공급합니다. 이때 인슐린과 함께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도 조절에 참여합니다. UCSF 당뇨병교육센터: 간과 혈당
그래서 아침 공복혈당은 전날 먹은 음식의 흔적만을 보여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밤사이 간이 공급한 포도당과 몸의 조절 능력도 반영합니다. “안 먹었는데 왜 혈당이 높지?”라는 질문에는 이 간의 역할이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3. 제2형 당뇨병은 두 가지 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같은 양의 인슐린이 있어도 근육·지방·간 등이 그 신호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근육에서는 포도당을 받아들이는 효과가 줄어들고, 간에서는 포도당 공급을 줄이라는 신호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NIDDK: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전단계
두 번째는 필요량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인슐린 분비입니다. 몸이 인슐린에 덜 반응하면 같은 효과를 내려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집니다. 췌장이 분비를 늘려 이를 보완하는 동안에는 혈당이 정상 범위에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양과 시점에 맞춰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면 혈당이 높아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슐린이 아예 없어야만 당뇨병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2형 당뇨병 초기에는 인슐린이 적지 않게 분비되어도, 몸이 요구하는 수준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저항성과 분비 능력의 변화가 어느 정도씩 관여하는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Weyer 등의 추적 연구

도해 2. 인슐린 저항성과 분비의 한계를 함께 보여주는 개념도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순서나 속도로 진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NIDDK 교육자료와 Weyer 등의 연구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논문에서 확인한 점
Weyer 등은 1999년 발표한 연구에서 약 5년 동안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한 피마 원주민 17명과 정상적인 혈당 처리 능력을 유지한 31명을 살펴봤습니다. 진행한 사람들에게서는 인슐린 작용이 떨어졌고, 일부 참여자에게 실시한 세부 검사에서는 초기 인슐린 분비 반응의 저하도 관찰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두 축을 함께 봐야 한다는 근거입니다. 다만 특정 집단의 작은 관찰 연구이므로, 이 결과로 개개인이 언제 당뇨병에 걸릴지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 원문
인슐린 저항성 자체가 곧 당뇨병 진단인 것도 아닙니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진단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 당뇨병전단계도 있으며, 이 단계의 모든 사람이 당뇨병으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NIDDK 설명
4. 왜 누구에게는 생기고, 누구에게는 생기지 않을까요?
제2형 당뇨병에는 가족력, 나이, 체지방과 그 분포, 신체활동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합니다. 바꾸기 어려운 요인과 생활에서 조정할 수 있는 요인이 함께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식습관이나 의지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NIDDK의 위험 요인 설명
유전 연구도 이런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2024년 《Nature》에 발표된 Suzuki 등의 연구는 약 254만 명의 유전 정보와 제2형 당뇨병의 관련성을 분석한 자료를 모아 살펴봤습니다. 여기에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약 43만 명이 포함됐습니다. 당뇨병과 관련된 유전적 특징은 췌장에서 호르몬을 만드는 세포와 지방세포 등 여러 세포의 기능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Suzuki 등, Nature 2024
이 결과는 제2형 당뇨병을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그렇다고 가족력이 있으면 반드시 당뇨병이 생긴다는 뜻도 아닙니다.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이며, 특정 개인의 미래를 확정한 연구는 아닙니다.
독자가 가져갈 메시지는 자책보다 관찰에 가깝습니다. 가족력과 검진 결과를 알고, 자신의 생활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식사와 활동의 변화는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편에서는 밥과 과일을 먹는 방법을, 4편에서는 약과 정기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살펴봅니다. NIDDK 제2형 당뇨병 안내
5. 제1형과 제2형은 생기는 원리가 다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은 제2형 당뇨병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제1형 당뇨병은 주로 면역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인슐린이 크게 부족해지므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합니다. 소아·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생길 수 있습니다. NIDDK 제1형 당뇨병 안내
| 구분 | 어떤 원리로 생기나요? |
|---|---|
| 제1형 당뇨병 | 주로 자가면역 반응으로 베타세포가 손상되어 인슐린이 크게 부족해집니다. |
| 제2형 당뇨병 | 인슐린에 대한 반응 저하와 필요한 만큼 충분하지 않은 분비가 함께 관여합니다. |
따라서 “젊으니 제1형”, “성인이니 제2형”이라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유형은 증상과 경과, 검사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임신성 당뇨병과 다른 원인으로 생기는 당뇨병도 있어, 이 표가 모든 유형을 담은 것은 아닙니다. 대한당뇨병학회 2025 진료지침
오늘 기억할 세 문장
- 포도당은 필요한 연료이며, 혈당은 그 연료를 쓰고 저장하고 공급하는 과정의 결과입니다.
-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능력을 함께 살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가족력과 생활 요인이 함께 작용하므로, 자책보다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일이 도움이 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가장 최근의 건강검진 결과표를 찾아 검사명과 날짜를 확인해두는 것입니다. 당뇨병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몸의 느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결과표에 혈당 이상이 표시되어 있다면 진료를 통해 확인하세요. NIDDK 제2형 당뇨병 안내
당뇨 연재 이어 읽기
몸이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를 알았다면, 이제 검진 결과표를 읽어볼 차례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의 의미, 결과가 다를 때의 확인 절차를 살펴봅니다.
다음 편 · 2편 — 공복혈당·당화혈색소, 검사 결과 읽는 법
전체 연재
- 1편 · 혈당과 인슐린의 원리 (현재 글)
- 2편 · 공복혈당·당화혈색소, 검사 결과 읽는 법
- 3편 · 밥과 과일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
- 4편 · 당뇨약과 합병증 검사, 왜 필요할까?
주요 참고문헌
- Weyer C, Bogardus C, Mott DM, Pratley RE. The natural history of insulin secretory dysfunction and insulin resistance in the pathogenesis of type 2 diabetes mellitus. J Clin Invest. 1999;104:787–794. DOI: 10.1172/JCI7231
- Suzuki K, et al. Genetic drivers of heterogeneity in type 2 diabetes pathophysiology. Nature. 2024;627:347–357. DOI: 10.1038/s41586-024-07019-6
- 대한당뇨병학회. 2025 당뇨병 진료지침, 제9판. 공식 자료 안내
-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질환연구소(NIDDK). 본문에 연결한 제1형·제2형 당뇨병 및 인슐린 저항성 교육자료.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 인슐린 분비 용어 정의 및 Introduction to Diabetes.
-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당뇨병교육센터. The Liver & Blood Glucose.
자료 재검토: 2026년 10월 23일.
마지막 수정 ·
참고한 자료
- 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diabetes/overview/what-is-diabetes/type-2-diabetes
- www.ncbi.nlm.nih.gov/mesh/2028246
- www.ncbi.nlm.nih.gov/books/NBK1671/
- diabetesteachingcenter.ucsf.edu/content/the-liver-blood-glucose
- 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diabetes/overview/what-is-diabetes/prediabetes-insulin-resistance
- www.jci.org/articles/view/7231
- pubmed.ncbi.nlm.nih.gov/38374256/
- 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diabetes/overview/what-is-diabetes/type-1-diabetes
- www.diabetes.or.kr/bbs/?code=guide&mode=view&number=2078
- pmc.ncbi.nlm.nih.gov/articles/PMC12270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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